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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②] 한국인에서 흔한 정상 안압 녹내장, 조기 진단이 가장 중요[2024년 신년호] 나눔, 그리고 나음 VOL.06 2023. 12. 18. 11:16
한국인 녹내장 발병 현황 확인을 위해 국내에서 진행한 매우 유명하고 대표적인 역학조사가 있다. 충청남도 금산군 남일면에 거주하는 주민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남일 스터 디’라고 한다. 역학조사 결과, 조사군에서 정상 안압 녹내장의 유병률은 2.5%였고, 안압이 높아져 발생하는 원발 개방각 녹내장의 유병률은 0.8%에 그쳤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점진적으로 약해져 방치하면 시신경 손상이 지속하는 진행성 시신경 병증이다. 시신경 손상 정도에 따라 실명에 이를 수 있어 대한민국 3대 실명 질환으로 불린다. 서양권에서는 고안압 녹내장 유병률이 높은 편이나 한국에서는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의 비율이 전체 개방각 녹내장 환자의 77%에 달한다. 흔히 21㎜Hg 이하의 안압을 정상 범위에 있다고 하고, 정상 안압 녹내장은 치료 전 안압이 21㎜Hg 이내의 정상 범위 안압이면서 다른 동반 이상 없이 생기는 녹내장을 지칭한다. 다른 녹내장과 마찬가지로 그 발생기전이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안압에 의한 영향과 시신경 혈류 공급의 이상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녹내장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면 이는 회복되지 않는다. 녹내장 치료의 목적은 병이 있기 전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현재 상태에서 더 나빠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녹내장을 가능한 한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안압을 관리해 최대한 진행을 억제하고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녹내장 치료의 중요 포인트이다. 한국인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정상 안압 녹내장도 마찬가지다.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정기 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20대부터 40대 사이의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가 많이 보고되는 추세다. 주변에서도 많이 보이다 보니 녹내장 환자의 절대적인 수치가 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은 아니다. 과거보다 안과 검진을 받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녹내장 환자의 녹내장 진단 나이대가 앞당겨졌다. 최근에는 시력 교정 수술을 받는 사람이 많고 수술 전 검사 과정에서 시신경 상태가 안 좋은 경우가 발견되면서 녹내장 진단을 받게 되는 사람이 늘었다. 또 기존에는 중장 년층에서 이뤄지던 건강검진이 근래에는 직장인 건강검진 형태로 더 저연령층, 특히 20~30 대에서도 널리 시행되면서 안압 검사나 시신경 촬영 등을 통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정상 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 범위임에도 불구하고 녹내장이 생길 정도로 시신경이 상대적으로 약한 상태여서 정상 범위 안압을 못 버티고 시신경 손상이 발생했다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즉, 일반인에게 정상 범위 안압도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에게는 시야 감도 저하, 시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안압 수준일 수 있다. 따라서 정상 안압 녹내장 환자는 시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현재 안압 즉, 치료 전 안압보다 대체로 20~30%가량의 안압 하강을 목표로 치료 계획을 세운다. 이때 신경 손상이 추가로 진행하지 않는다면 지속해서 해당 치료 수준을 유지하고 진행이 지속하면 안압을 더 낮추는 치료 계획을 설정한다. 최초 치료 시 가장 우선순위로 진행하는 방법은 안압하강제 안약 점안이다. 안압하강제로 안압이 충분히 떨어지고 약 부작용이 없으며 규칙적인 점안이 가능하다면 해당 치료를 지속한다. 다만 환자에 따라 약 부작용이 있거나 안약으로 안압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으면 레이저 시술이나 녹내장 수술 등 안압을 떨어뜨리기 위한 맞춤형 치료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인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정상 안압 녹내장을 포함해 녹내장 자체는 시신경 손상이 말기 수준으로 진행돼서야 시력 저하를 감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와 중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편이다. 따라서 평소 안과 검진을 통해 눈 상태를 면밀하게 살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녹내장은 시야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조기에 발견해 현재의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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