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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함께 보는 밝은 세상, 캄보디아 비전아이캠프
    [2024년 신년호] 나눔, 그리고 나음 VOL.06 2023. 12. 18. 11:03

     

    2023년 8월 12일부터 19일까지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있는 헤브론병원에서 비전아이캠프가 개최되었습니다. 올해 센트럴서울안과에서는 저와 수술팀 이샤론, 외래팀 현승언, 검안팀 김아름 선생이 참가했습니다.

     


     

    비전아이캠프는 비전케어에서 진행하는 사업 중 하나입니다. 비전케어는 실명구호활동을 하는 비정부기구(NGO)로 전 세계 의료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 실명 위험에 처해있는 사람들이 함께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실명구호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료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실명 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백내장입니다. 국내에서 백내장은 실력 있는 안과의사를 만나 수술받으면 시력회복을 할 수 있지만, 저개발국가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백내장 수술 자체가 매우 숙련된 기술을가진 의료진을 필요로 하고 수술 장비와 인공수정체 기술의 발달 등 국가와 기업의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비전케어는 이런 일을 해결하는 단체입니다. 기부자의 후원금과 자원봉사자의 재능기부를 조직화해서 현장으로 의료진을 파견하고 백내장 수술로 실명 위기에 있는 사람을 구합니다. 눈이 보이지 않게 되면 사회생활이 어려워지고 경제활동을 할 수 없어 힘든 구렁의 늪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비전케어의 이러한 미션에 공감하여 저희 병원은 2017년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의료진을 포함한 병원 구성원을 비전아이캠프에 파견했습니다. 저는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에 중국 귀주성의 한 도시인 꾸이양에 비전케어 자원봉사 의사로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 캄보디아 프놈펜 캠프는 제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참가입니다. 특히, 이번 캠프는 코로나19 이후 4년만에 진행된 해외 비전아이캠프라 준비 단계부터 많이 긴장했습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만난 환자의 눈 상태는 중국 캠프 때보다 훨씬 심했습니다. 수술 난이도 자체가 어려운 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세 번째 날 만난 한 환자의 수술은 너무 어려웠습니다. 양쪽 눈 모두 심한 백내장과 녹내장을 가지고 있었으며, 한쪽 눈은 안압이 너무 높아서 완전히 실명했고 검은자 혼탁까지 진행되었습니다. 혼탁이 진행되지 않은 반대편 눈의 백내장 수술을 했지만, 백내장 상태와 유착이 너무 심해서 제가 원하는 대로 수술이 진행 되지 않았습니다. 환자도 수술 중 통증을 느끼면서 아프다고 표현할 정도였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수술을 끝내지 않으면 보이는 눈마저 실명하게 되는 다소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양안의 심각한 백내장으로 전날 동시 수술을 받은 환자가 진료를 위해 내원 중 ▶

     

    저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제가 어려운 수술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수술 중 기도문으로 외는 성경 구절이 있습니다.

     

     

    삶 속에서 우리는 가끔 사람의 힘으로 풀기 어려운 순간을 만나곤 합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리 곁에 도와주는 누군가가 있을 때는 해결이 조금 더 쉬워집니다. 하지만 누구도 곁에 없을 때, 혹은 사람의 힘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순간을 만났을 때 기도가 늘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저 입으로 하는 기도가 아니라 진실로 마음 깊은 곳에서 그분에게 나 자신을 맡겨야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런 순간, 눈물이 고이고 제 안에 어떤 다른 에너지가 들어오는 것을 느낍니다.

     

    이번 캠프에서 유난히 그런 순간을 많이 만났습니다. 세상의 빛을 잃고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줄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도록 지혜와 힘을 주는 하느님의 은총 덕분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도 덕분인지 어려웠던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다음날 환자 상태도 호전되었습니다. 캠프 일정 나흘간 백내장 수술 99안을 비롯한 120건의 안과수술을 진행했고 많은 사람이 행복해했습니다. 이번 비전아이캠프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뿐 아니라, 저 자신을 돌이켜 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하게 해 준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이 모든 순간은, 저희를 온전히 믿어주고 도와주는 센트럴서울안과 고객 여러분과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 준 것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더 많은 분이 비전케어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더욱 행복할 것 같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항상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 기원합니다.

     


     

    현지 의료진 Dr. Yudeth Kemp에게 수술 과정을 설명해 주는 최재완 원장

     

    이샤론 수술팀장과 함께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는 최재완 원장

     

    비전아이캠프 마지막 날 수술한 환자 및 자원봉사자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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