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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LF COLUMN] 두런 두런 골프 이야기
    [2023년 신년호] 나눔, 그리고 나음 VOL.05 2022. 12. 23. 14:34

    골프의 기원에 대하여

    김대중 골프 프로

    골프는 수백 년 동안 사랑받아 온 스포츠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도 2030 세대 골프 인구가 부쩍 늘면서 관심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골프는 언제 어디에서 시작된 걸까? 이에 대해서는 나라별로 여러 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만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골프는 고대 로마시대의 놀이인 ‘파가니카(Paganica)’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파가니카는 한쪽 끝을 둥글게 구부린 막대기로 가죽 공을 치는 놀이였는데, 공은 깃털을 뭉쳐 속을 채웠다고. 스코틀랜드를 정복한 로마 병사들은 야영지에서 파가니카를 즐기며 휴식을 취했는데 이것이 스코틀랜드에 남아 골프로 발전되었다는 설이다.


    다음으로 네덜란드의 ‘콜벤(Kolven)’이 스코틀랜드로 건너가 골프로 발전했다는 설도 있다. 콜벤은 빙판 위에서 작은 막대기로 공을 쳐서 정해진 목표물에 맞히는 네덜란드 전통 놀이로, 요즘의 아이스하키와 비슷하다고 한다. 네덜란드와 스코틀랜드가 활발하게 해상 무역을 하던 13세기 무렵, 네덜란드의 무역 상인들이 스코틀랜드의 항구에 모여 놀이하던 것이 스코틀랜드 목동에게 전해졌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옛 풍경화에는 얼음판 위에서 골프와 유사한 스윙을 하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꼭 빙판뿐만 아니라 실내나 풀밭에서도 하는 놀이였기에 네덜란드가 골프의 원조라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정받고 있는 것은 스코틀랜드 양치기 기원설이다. 스코틀랜드의 양치기들이 심심풀이로 하던 놀이가 오늘날 골프로 자리 잡았다는 것! 양치기들은 양떼가 지나간 길을 따라 막대기로 돌을 치면서 걸어가다 마지막에 들토끼 구멍에 돌을 집어넣는 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양떼가 풀을 뜯으며 밟고 지나간 풀밭을 페어웨이(Fairway), 수많은 들토끼들이 다져놓은 평평한 잔디를 그린(Green), 들토끼가 땅에 파놓은 굴을 홀(Hole)이라고 불렀다고 하니, 골프의 원조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양치기와 들토끼뿐 아니라 스코틀랜드의 지형도 골프가 시작되고 발전하기에 적합했다. 스코틀랜드 북쪽 해안에는 ‘링크스(Links)’라 부르는 아담한 초원이 많은데, 잔디와 덤불이 자라는 작은 언덕들이 이어져 골프 코스로 제격이라는 것이다.


    기원설들은 대부분 ‘어떠어떠한 놀이가 스코틀랜드로 전해져 골프로 계승 발전되었다.’로 마무리된다. 이를 보면 스코틀랜드가 골프를 사랑하고 발전시키고 세계에 전파한 나라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역사상 ‘골프’라는 단어가 처음 기록된 문헌 역시 스코틀랜드에서 나왔는데, 재미있는 점은 이 문헌이 골프를 소개하고 설명하는 내용이 아닌 골프 금지령이라는 것이다. 그 당시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 오랜 전쟁 중이었는데 활을 제조하고 활쏘기 훈련에 전념해야 할 병사들이 전쟁터에서조차 골프를 즐기고 있자 이에 격분한 국왕 제임스 2세는 1457년 전 국민에게 축구와 골프를 금지한다는 칙령을 발표했다.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는지 그의 아들 제임스 3세 역시 더 강화된 금지령을 내렸고, 뒤를 이은 제임스 4세 또한 다시 한번 금지령을 선포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잉글랜드 헨리 7세와 평화 협정을 맺은 제임스 4세는 골프 금지령을 해제하였고, 50여 년 간의 금지령이 사라지면서 스코틀랜드에서는 다시 골프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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